아무도 모르게 작동하는 세계의 시간 시스템, ‘윤초’의 진실

– 우리가 몰랐던 1초의 비밀, 그리고 지구와 기술의 타협

여러분은 윤초(leap second)라는 개념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윤달이나 윤년은 익숙하겠지만, 윤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 한 번도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하지만 이 조용한 1초가 GPS, 증권거래, 인공위성 통신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이 글이 꽤 흥미롭게 느껴지실 겁니다.

윤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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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란 무엇인가요?

간단히 말해, 지구 자전과 원자시(原子時)의 차이를 보정하기 위해 추가하거나 빼는 1초입니다.
즉, ‘시간’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대상이라는 말입니다.

원자시(Atomic Time)는 세슘 원자의 진동수를 기준으로 측정하는 매우 정밀한 시간입니다.
반면, 우리가 체감하는 지구의 시간(태양시)은 지구 자전 속도에 기반합니다.

문제는 이 지구 자전 속도가 매우 미세하게 느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두 시간 사이에 생기는 오차를 1초 단위로 보정하는 것이 바로 ‘윤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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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는 언제 발생하나요?

세계 협정시(UTC)를 유지하는 국제 기관에서는 자전 속도와 원자시의 차이가 0.9초 이상 벌어질 경우, 윤초를 추가합니다.
이 조정은 보통 6월 30일 또는 12월 31일의 마지막에 1초를 삽입하는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2016년 12월 31일 23:59:59 23:59:60 ← 여기에 1초 추가됨 00:00:00

놀랍게도 우리가 살면서 겪은 윤초는 27번 이상이며, 대부분 자각조차 못 한 채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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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가 왜 문제인가요?

IT 인프라나 위성 기반 기술은 ‘완벽한 시간 동기화’를 전제로 작동합니다.
하지만 윤초는 말 그대로 비정기적이고 예외적인 이벤트이기 때문에, 자동화된 시스템에 예기치 않은 오류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실제 사례:

• 2012년 윤초 추가 당시, 레딧(Reddit), 모질라, 리눅스 기반 서버 등에서 대규모 장애 발생
• 항공기 운항 관리 시스템 오류로 항공편 지연
• 증권거래소 시간 동기 오류 → 거래 중단

그 결과, 구글과 아마존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은 윤초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았고, 2022년 국제 표준기구(ITU)는 2035년부터 윤초를 폐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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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 폐지, 그 이후는?

윤초가 사라진다고 해서 갑자기 시간이 엉망이 되지는 않습니다.
단지, 원자시와 태양시의 오차가 수십 년에 걸쳐 조금씩 벌어질 뿐입니다.
예를 들어, 몇백 년 뒤엔 낮 12시가 해가 중천에 뜨는 시간이 아니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쯤 되면, 인간은 이미 시간 자체를 재정의하는 기술적 기준을 다시 만들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지금의 윤초 논란은 ‘지구 vs 기계’의 시간 줄다리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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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초는 누구를 위한 시간일까?

시간은 절대적인 것 같지만, 사실 사회적 합의와 기술적 편의 사이에서 유동적인 개념입니다.

우리는 지금도 윤년으로 2월 29일을 만들고, 23시간짜리 날(썸머타임 해제)이나 25시간짜리 날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윤초는 그중 가장 짧지만, 가장 기술적으로 민감한 조정입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혹시 다음 6월 30일이나 12월 31일 자정 즈음에 문득 스마트폰 시계를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1초의 흔적 속에서, 지구와 인간, 기술이 맺은 조용한 타협을 떠올릴지도요.